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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만이 제품의 가치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우리 제품이 제일 싸요"가 유일한 장점이라면, 더 싼 경쟁자가 나타나는 순간 끝입니다. 가격을 넘어선 가치 제안을 설계하는 방법.

2024년 3월 7일리얼비즌9분 읽기

Question. 저희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 '저렴한 가격'이에요. 경쟁사보다 훨씬 싸거든요. 근데 멘토님이 '저렴한 가격'만으론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가격 경쟁력 있는 게 나쁜 건가요?

가격은 무기가 됩니다. 하지만.

나쁜 것이 아닙니다. 가격 경쟁력은 분명히 강력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만약 내일 경쟁사가 여러분보다 30% 더 싼 가격으로 같은 제품을 내놓는다면? 그래도 고객이 여러분을 선택할 이유가 있나요?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 어렵다면, 가격은 무기가 아니라 약점입니다.

Bain & Company의 연구(2023)에 따르면, 가격만을 이유로 제품을 선택한 고객의 이탈률은 가치 기반으로 선택한 고객보다 3배 높습니다. 저렴함에 끌려온 고객은 더 저렴한 대안이 나타나면 망설임 없이 떠납니다. 반면, 제품의 가치를 인식하고 선택한 고객은 가격이 조금 오르더라도 남습니다.

이것이 멘토님이 말씀하신 것의 본질입니다. 가격은 문을 열어주지만, 가치가 고객을 머물게 합니다.

가격 경쟁의 구조적 함정

가격만으로 경쟁하면 구조적으로 불리한 게임에 들어가게 됩니다.

첫째, 마진이 사라집니다. 가격을 낮추면 이익이 줄고, 이익이 줄면 제품 개선에 투자할 여력이 사라집니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없으니 가격을 더 낮추는 수밖에 없고, 이 악순환은 한 방향으로만 진행됩니다.

둘째, 대기업이 따라오면 끝입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가격으로 경쟁하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규모의 경제, 공급망 협상력, 자본력. 대기업이 같은 가격 전략을 쓰기로 결정하는 순간, 스타트업은 버틸 수 없습니다.

셋째, 브랜드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가장 싼 제품"은 브랜드가 아니라 포지션입니다. 그리고 그 포지션은 언제든 다른 플레이어에게 빼앗길 수 있습니다.

경영 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경쟁 전략을 세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비용 우위, 차별화, 집중화. 그리고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비용 우위와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하다 어중간한 위치에 빠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명확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 Michael Porter, 『Competitive Strategy』, 1980

스타트업이 비용 우위를 전략으로 삼으려면 대기업 수준의 규모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에게 현실적인 전략은 차별화 또는 집중화입니다.

가격 경쟁의 악순환

코스트코가 보여주는 것: 가격을 전략으로 쓰는 법

"가격이 무기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격을 전략적으로 쓰는 것과 가격만 무기로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코스트코(Costco)의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볼 가치가 있습니다.

코스트코의 가격은 분명히 저렴합니다. 하지만 코스트코의 비즈니스 모델을 "싸게 파는 것"으로 정의하면 본질을 놓칩니다. 코스트코의 창업자 짐 시네갈(Jim Sinegal)은 이 구조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코스트코의 상품 마진은 14%를 절대 넘기지 않는다. 우리의 수익은 상품이 아니라 멤버십에서 나온다." — Jim Sinegal, Costco 공동창업자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상품의 저렴한 가격은 멤버십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입니다. 고객이 연간 60달러의 멤버십 비용을 기꺼이 내는 이유는 "여기서 사면 항상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기준 코스트코의 멤버십 갱신율은 **92.7%**입니다. (출처: Costco Wholesale 2023 Annual Report)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명확합니다. 코스트코의 고객은 "싸니까" 오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사면 손해 보지 않는다"는 가치를 신뢰하기 때문에 옵니다. 그리고 그 신뢰가 매년 갱신되는 멤버십이라는 형태로 측정됩니다.

스타트업이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가격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면, 가격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큰 가치 제안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가격 너머의 가치를 설계하는 세 가지 질문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세 가지 질문이 방향을 잡아줍니다.

"고객이 정말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

"저렴하게 OO를 제공합니다"가 아니라 "OO 문제를 해결합니다"로 프레이밍을 바꿔보세요.

토스는 "저렴한 송금 서비스"가 아니라 "공인인증서 없이도 되는 송금"이었습니다. 노션(Notion)은 "무료 문서 도구"가 아니라 "흩어진 업무 도구를 하나로 통합하는 워크스페이스"였습니다.

이 두 사례의 공통점은, 가격이 아니라 불편함의 해소가 핵심 가치였다는 점입니다.

"경쟁사가 따라 하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

가격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은 쉽게 복제되지 않습니다. 특정 도메인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오는 제품 설계.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는 네트워크 효과. 커뮤니티가 만들어내는 전환 비용.

Hamilton Helmer는 저서 『7 Powers』에서 이것을 "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는 구조적 우위"라고 정의했습니다. 가격 할인은 구조적 우위가 아닙니다. 오늘 할인할 수 있으면 경쟁자도 내일 할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쓸 때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가?"

기능적 가치를 넘어 감성적 가치를 고민해보세요.

애플은 컴퓨터를 팝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설계한 것은 "상자를 여는 순간의 경험"까지였습니다. 언박싱 경험, 매장의 공간 설계, 제품의 촉감. 이 모든 것이 "이 제품은 특별하다"는 감정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가격표보다 강력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파타고니아(Patagonia)의 고객은 아우터를 사면서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창업자가 회사를 지구에 기부한 것은 극단적인 사례지만, "우리 브랜드를 소유하는 것의 의미"를 가장 강력하게 보여주는 행동이었습니다. (출처: Patagonia, "Earth is now our only shareholder", 2022)

가격은 출발점입니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좋은 출발점입니다.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처음 만나는 것은 유효한 전략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그것은 전략이 아니라 취약점이 됩니다.

가격이 열어준 문 안에서, 고객이 머물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문제 해결인지, 경험인지, 신뢰인지, 소속감인지—를 찾는 것이 가격 전략 다음에 올 질문입니다.

워런 버핏의 말로 돌아가보겠습니다.

"Price is what you pay. Value is what you get." (가격은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얻는 것이다.) — Warren Buffett

여러분의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 너머에서, 무엇을 얻고 있나요? 그 답이 "저렴함" 하나뿐이라면, 지금이 다른 답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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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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