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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B2C, D2C -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점 쉽게 이해하기

B2B와 B2C는 고객의 종류, D2C는 고객과 만나는 방식입니다. 세 개념의 본질적 차이와 스타트업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했습니다.

2024년 4월 4일리얼비즌8분 읽기

Question. 화장품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데, B2B, B2C, D2C 용어가 너무 헷갈려요. 쿠팡에 입점해야 할지, 자체 쇼핑몰을 만들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힙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들의 차이를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같은 화장품인데, 누구에게 파느냐에 따라 비즈니스가 달라집니다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 회사가 원료를 아모레퍼시픽에 납품합니다. 기업이 기업에게 파는 것. 이것이 B2B(Business to Business)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 원료로 만든 완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기업이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것. 이것이 B2C(Business to Consumer)입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B2B와 B2C는 고객이 누구인지에 따른 분류입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느냐,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느냐. 이 구분에 따라 영업 방식, 의사결정 구조, 마케팅 전략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이 헷갈리는 지점이 생깁니다. "D2C는 뭔데요?"

D2C는 B2B, B2C와 같은 선상에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실은, D2C를 B2B, B2C 옆에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혼란의 출발점입니다.

B2B와 B2C는 누구에게 파느냐의 문제입니다. D2C(Direct to Consumer)는 어떻게 파느냐의 문제입니다. 고객에 따른 분류가 아니라, 유통 방식에 따른 전략의 차이인 것입니다.

다시 화장품 브랜드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같은 B2C 사업이라도, 쿠팡이나 올리브영에 입점해서 파는 방법이 있고,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직접 파는 방법이 있습니다. 후자가 바로 D2C입니다. 중간 유통 단계 없이, 브랜드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형태입니다.

이 구분이 왜 중요할까요? 플랫폼에 입점하면 많은 고객에게 빠르게 노출됩니다. 하지만 고객 데이터는 플랫폼이 가져갑니다. 누가 샀는지, 왜 샀는지, 다시 살 의향이 있는지 — 이 모든 정보를 내가 아닌 플랫폼이 소유합니다.

D2C를 선택하면 초기 고객 확보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객과의 관계를 브랜드가 직접 소유합니다. 데이터도, 재구매를 유도할 채널도, 고객의 피드백도 모두 내 것이 됩니다.

D2C의 본질: 고객 관계를 누가 소유하는가

이 지점을 한 단계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D2C가 단순히 "중간 유통을 빼는 것"이라면, 그냥 마진을 아끼는 전략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D2C가 주목받은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나이키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나이키는 2019년 아마존에서 공식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을 스스로 떠난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마존에서는 고객이 "나이키의 고객"이 아니라 "아마존의 고객"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이키는 자사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Nike Membership을 통해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고, SNKRS 앱으로 한정판 운동화에 대한 팬덤을 직접 관리했습니다. 2021년 나이키의 D2C 매출은 전체의 39%까지 올라갔고, 마진율도 플랫폼 판매 대비 높았습니다.

(출처: Nike, Inc., 2021 Annual Report)

하지만 흥미로운 반전이 있습니다. 2023년부터 나이키는 다시 도매 채널과 리테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D2C만으로는 충분한 고객 도달 범위(reach)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것은 D2C가 실패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D2C와 플랫폼 입점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합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남긴 사례입니다.

(출처: Wall Street Journal, "Nike Reverses Course on D2C Strategy", 2023)

D2C를 가능하게 만든 인프라들

"D2C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자사몰을 만들 기술도 돈도 없어요."

이 고민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쇼피파이(Shopify)입니다. 쇼피파이는 누구든지 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로, 아마존의 대항마로도 불립니다. 아마존이 "우리 플랫폼에 와서 팔아라"라면, 쇼피파이는 "네 가게를 직접 열어라"인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고도몰, 카페24 같은 서비스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기술적 배경이 없어도 D2C를 시도해볼 수 있는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인프라 위에서 성장한 D2C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캐스퍼(Casper)는 매트리스를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하는 D2C 모델로 유니콘이 되었고, 글로시에(Glossier)는 뷰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D2C 전략으로 12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두 회사 모두 핵심은 같았습니다 —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에서 나오는 데이터와 피드백을 제품 개선의 원동력으로 삼은 것입니다.

(출처: Glossier, "Into The Gloss to Into The Company", First Round Review, 2019)

한국에서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와디즈, 텀블벅)을 통해 시작한 다양한 D2C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크라우드펀딩은 그 자체가 D2C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과 직접 만나고, 수요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지니까요.

스타트업이라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세 가지 개념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B2B vs B2C — "우리 고객이 기업인가, 일반 소비자인가?" 이것은 비즈니스의 성격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영업 방식, 가격 구조, 제품 설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D2C — "고객에게 도달하는 방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이것은 유통 전략의 문제입니다. B2C 사업 안에서 플랫폼을 탈 것인지, 직접 고객과 관계를 맺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이 선택이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쿠팡이나 네이버에 입점해서 고객 반응을 확인하고, 반응이 검증되면 자사몰을 열어 D2C로 전환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나이키조차 D2C와 플랫폼 사이를 오가는데, 초기 스타트업이 하나의 방식에 고정될 이유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 모델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중심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D2C를 먼저 고려하되, 초기 트래픽이 필요하다면 플랫폼과 병행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고객에 따라, 우리 팀의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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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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