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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모델, 어떻게 테스트할 수 있을까?
수익 모델을 새로 발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쟁자의 모델을 가져와 실제 고객 앞에서 테스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uestion. 앱을 개발 중인데, 수익 모델을 어떻게 테스트해볼 수 있을까요? 구독 모델이 요즘 대세라고 하는데, 우리한테도 맞는 건지 모르겠고요. 실제로 돈을 낼지 어떻게 알 수 있는 건가요?
"이거 돈 내고 쓸 것 같아?" — 이 질문의 함정
수익 모델을 고민할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이 서비스 나오면 돈 내고 쓸 것 같아?"라고 묻는 것입니다. 대부분 "좋은데? 나라면 쓸 것 같아"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출시하면, 그 사람들은 쓰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가상의 상황에서 내리는 판단과 실제로 지갑을 여는 행동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의도-행동 격차(Intention-Action Gap)"라고 부릅니다.
(출처: Sheeran & Webb, "The Intention-Behavior Gap",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2016)
그래서 수익 모델 테스트의 핵심은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험시켜보고, 실제 결제를 유도해보는 것입니다.
새로 발명하지 말고, 가져와서 테스트하세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창업자가 수익 모델을 '발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 혁신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기는 어렵고, 필요하지도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Alex Osterwalder(『Business Model Generation』 저자)는 수익 모델 설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출발점은 "이미 작동하고 있는 모델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경쟁자나 유사 서비스,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다른 산업의 기업들이 어떤 수익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입니다.
(출처: Alex Osterwalder & Yves Pigneur, 『Business Model Generation』, Wiley, 2010)
구독 모델, 건당 과금, 프리미엄(무료+유료), 광고 기반, 중개 수수료 — 이미 검증된 모델들이 존재합니다. 이 중에서 우리 서비스에 맞을 것 같은 모델을 2-3가지 가져와서, 실제 고객 앞에서 테스트해보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요즘 정기 구독 모델이 유행이니까 우리도 구독으로 가자 — 이런 결정은 위험합니다. 구독이 맞는 서비스가 있고, 건당 결제가 맞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그것은 유행이 아니라 고객의 사용 패턴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실제 고객 앞에서 테스트하는 3가지 방법
1. 체험 후 사후 인터뷰
가장 기본적이면서 강력한 방법입니다. 실제 프로덕트(또는 프로토타입)를 고객에게 체험하게 한 뒤, 사후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체험해보니 어땠나요?" 같은 열린 질문으로 시작해서, "이 서비스에 월 얼마를 내실 수 있나요?", "어떤 구성이라면 돈을 낼 의향이 있나요?"까지 구체적으로 물어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체험 이후에 질문하는 것입니다. 써보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얼마 낼 것 같아?"라고 묻는 것과, 실제로 써본 뒤에 묻는 것은 완전히 다른 답이 나옵니다. 체험 후의 답변이 훨씬 정직합니다. 때로는 정말 아픈 대답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솔직히 돈 내고 쓸 것 같지는 않아요." 이 솔직한 피드백이 수백 명의 설문보다 가치 있습니다.
2. 크라우드펀딩으로 실제 결제 검증
"돈을 내겠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돈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이 격차를 검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크라우드펀딩입니다.
와디즈나 텀블벅 같은 플랫폼에 프로젝트를 올려봅니다. 이때 단일 가격이 아니라 여러 가지 구성을 만들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1회 이용권 5,000원", "월 구독 9,900원", "연간 구독 79,000원" — 이렇게 여러 옵션을 두면 고객이 실제로 어떤 구성에 돈을 내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Pebble(스마트워치)은 Kickstarter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0만 명 이상의 사전 구매자를 확보하면서 시장 수요와 가격 수용성을 동시에 검증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D2C 브랜드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첫 수익 모델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출처: Mollick, "The Dynamics of Crowdfunding",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2014)
3. A/B 테스트로 가격 민감도 확인
랜딩 페이지나 간단한 결제 페이지를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테스트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서비스를 월 9,900원과 월 14,900원으로 제시해서 전환율 차이를 보는 방식입니다. 실제 결제까지 가지 않더라도, "결제 버튼을 클릭하는 비율"만으로도 가격 민감도에 대한 유의미한 신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질문을 분리해서 생각하세요
마지막으로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수익 모델을 어떻게 만들까'와 '고객이 이 서비스에 돈을 낼 의사가 있을까'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고객이 돈을 낼 의사가 없다면, 어떤 수익 모델을 설계하든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고객이 기꺼이 돈을 낸다면 수익 모델은 여러 가지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고객이 이 서비스에 돈을 낼 만한 가치를 느끼는지를 확인하고, 그다음에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를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이 순서를 뒤집으면, 아무도 돈을 내지 않는 서비스의 가격 체계만 정교하게 만드는 상황이 됩니다.
경쟁자의 모델을 참고하되, 반드시 실제 고객 앞에서 검증하세요. 물어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체험시켜보고, 가능하다면 실제로 결제까지 해보게 하는 것. 그것이 수익 모델 테스트의 본질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Sheeran & Webb, "The Intention-Behavior Gap",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2016
- Alex Osterwalder & Yves Pigneur, 『Business Model Generation』, Wiley, 2010
- Mollick, "The Dynamics of Crowdfunding",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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