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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와 공동창업자, 나에게 맞는 역할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대표가 지분을 많이 갖는 이유는 특권이 아니라 구속입니다. 대표, 공동창업자, 직원 — 각 역할의 본질적 차이와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2024년 7월 18일리얼비즌9분 읽기

Question. 3명이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누가 대표를 하고 누가 공동창업자를 할지 정해야 해요. 대표가 되면 뭐가 다른 건지, 공동창업자랑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내 성향에 맞는 역할을 어떻게 판단하면 좋을까요?

2004년, 구글은 왜 외부 CEO를 데려왔을까

2004년, 구글이 IPO를 준비하던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검색 엔진을 만든 천재 창업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CEO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대신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를 CEO로 영입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CEO 코치 빌 캠벨(Bill Campbell)은 이 결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위대한 기업은 한 명의 영웅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할 때 만들어진다."

(출처: Eric Schmidt, Jonathan Rosenberg & Alan Eagle, 『Trillion Dollar Coach』, HarperBusiness, 2019)

래리 페이지는 10년 후 CEO로 복귀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 조직을 운영하고, 투자자를 관리하고, 매 분기 성과를 보고하는 일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역할이라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들이 CEO 자리를 양보한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자신의 성향과 강점에 맞는 역할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대표와 공동창업자의 차이는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역할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성향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표는 배에서 마지막에 내리는 사람입니다

대표와 공동창업자의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구속의 정도입니다.

투자가 시작되면, 대표에게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 채워집니다. 투자 계약서에서 대표는 '이해관계인'으로 기재되며, 회사의 거의 모든 의무를 개인으로서 연대합니다. 법인은 서류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돈이 없을 때 책임을 지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 책임이 대표 개인에게 돌아옵니다.

시드 투자에서 5년 의무 재직을 약속했더라도, 시리즈 A에서 다시 5년, 시리즈 B에서 또 다시 원년이 갱신됩니다. 결국 모든 투자자가 엑싯할 때까지 대표는 회사를 떠날 수 없습니다.

반면 공동창업자는 다릅니다. 주주간 계약서에 명시된 의무 재직 기간(보통 3~5년)이 지나면, 지분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롭게 떠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정말 잘 됐을 경우, 공동창업자는 5년 후에 지분을 팔고 나올 수 있습니다. 대표는 못 나옵니다.

Jessica Livingston은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 수십 명을 인터뷰한 뒤 이 차이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창업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결정은 누가 CEO를 맡느냐이다. 이것은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할 역할이다."

(출처: Jessica Livingston, 『Founders at Work: Stories of Startups' Early Days』, Apress, 2007)

이것은 단순히 버티는 힘의 문제가 아닙니다. 투자자와의 이사회, 매 분기 실적 보고, 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다음 라운드를 준비해야 하는 압박, 채용과 해고의 최종 결정, 법적 분쟁의 최전선.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 집중됩니다. 그 사람이 대표입니다.

공동창업자의 가치는 대표와 다른 종류입니다

그렇다면 공동창업자는 덜 중요한 역할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공동창업자의 역할은 대표의 역할과 다른 종류의 가치를 만듭니다. 대표가 회사의 방향타를 잡고 외부와 소통하는 동안, 공동창업자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기술을 이끌고, 내부 운영의 기틀을 다지는 데 집중합니다.

실제로 많은 성공적인 스타트업에서 공동창업자는 대표 못지않은 기여를 합니다. 스티브 워즈니악이 없었다면 애플의 첫 번째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세르게이 브린이 없었다면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완성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대표가 아니었지만, 회사의 핵심 가치를 직접 만들어낸 사람들입니다.

공동창업자의 본질은 '대표보다 적게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표와 다른 영역에서 깊이 일하는 사람'입니다. 지분이 적다는 것은 기여가 적다는 뜻이 아니라, 구속의 기간과 책임의 범위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성향으로 판단하는 방법

그렇다면 내가 대표에 맞는지, 공동창업자에 맞는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Adam Grant 교수(와튼스쿨, 조직심리학)는 창업자의 성향을 연구하면서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성공적인 CEO들의 공통점은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견디는 능력'이었습니다. 그들은 답이 없는 상황에서도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의 결과를 온전히 감당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출처: Adam Grant, 『Originals: How Non-Conformists Move the World』, Viking, 2016)

리얼비즌이 수많은 창업팀을 관찰하며 정리한 판단 기준이 있습니다.

대표에 맞는 성향. 반드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이 문제를 끝까지 풀고 싶다는 집착이 있고, 최종 의사결정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신이 있을 때 대표를 해야 합니다. 대표의 지분 70% 이상은 특권이 아니라, 그만큼의 구속을 감수하겠다는 약속입니다.

공동창업자에 맞는 성향. 끝까지 이 일을 해야 할지 확신은 없지만, 창업 자체는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깊이 있는 기여를 하고 싶지만, 회사 전체를 책임지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는 사람. 창업의 과정은 경험하고 싶되, 10년 이상의 구속까지는 원하지 않는 사람. 이런 성향이라면 공동창업자가 훨씬 잘 맞습니다.

직원에 맞는 성향. 이것은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의 환경은 매력적이지만, 지분의 리스크보다 안정적인 보상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초기 핵심 직원으로 합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핵심 직원은 공동창업자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지면서도, 실패의 재무적 리스크는 훨씬 작습니다.

역할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덧붙여야 합니다. 대표와 공동창업자의 역할은 영원히 고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역할은 진화합니다. 초기에는 3명이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고객을 만나다가, 한 명은 내부 운영을 전담하고, 한 명은 IR과 투자자 관리에 집중하고, 나머지 한 명은 프로덕트를 이끄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분화됩니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처럼 공동창업자에서 CEO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처음에는 대표였지만 외부 전문 경영인에게 CEO를 넘기고 자신은 기술 리더십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투자가 시작되면 대표의 구속은 상당히 무거워집니다. 처음의 역할 결정을 가볍게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것

역할을 정하기 전에, 먼저 함께 일해보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대화만으로는 서로의 일하는 방식, 의사결정 스타일,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반응을 알 수 없습니다.

한두 달 정도 실제로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보세요. 사이드 프로젝트든, 시장 조사든, 프로토타입이든 상관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사람은 방향을 잡는 데 강하다", "이 사람은 실행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이 사람은 디테일을 잘 챙긴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관찰이 역할 배분의 가장 정확한 근거가 됩니다.

대표는 지분이 많아서 좋은 자리가 아닙니다. 책임이 가장 무거운 자리입니다. 공동창업자는 대표보다 덜한 역할이 아닙니다. 다른 종류의 가치를 만드는 역할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외부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성향과 각오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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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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