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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을 하는데 대표가 70%의 지분을 갖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요
대표에게 지분이 많이 가는 것은 특권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자가 엑싯할 때까지 나올 수 없는 책임의 대가입니다. 지분 배분의 원칙과 필수 계약서를 정리했습니다.
Question. 3명이서 공동창업을 하는데, 대표가 70%를 가져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같이 시작했는데 왜 대표만 지분이 이렇게 많은 건지 납득이 안 됩니다. 지분을 몰래 나눠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왜 대표에게 지분이 많이 가는 걸까요?
이 질문의 답을 찾으려면, 지분이 '보상'이 아니라 '책임의 크기'를 반영한다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공동창업자로서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같이 시작했는데, 같이 밤을 새웠는데, 왜 대표만 지분이 많은가. 하지만 투자가 진행되고 회사가 성장할수록, 대표에게 걸리는 구속과 책임은 공동창업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집니다.
투자 계약서에는 대표가 일정 기간 반드시 회사에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갑니다. 시드 투자를 받을 때 5년간 있어야 한다고 계약했더라도, 시리즈 B에서 다시 5년, 시리즈 D에서 또 5년 — 원년이 계속 갱신됩니다. 결국 모든 투자자가 엑싯할 때까지 대표는 회사를 떠날 수 없습니다.
반면 공동창업자는 주주간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보통 3~5년)이 지나면 자유롭게 떠날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지분 배분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시리즈 A만 되어도, 대표의 압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리얼비즌이 많은 창업팀을 지켜보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시리즈 A 정도까지만 가도, 대표에게 쏠리는 압박은 외부에서 상상하는 것 이상입니다.
투자자와의 이사회, 매 분기 성과 보고, 자금이 떨어지기 전에 다음 라운드를 준비해야 하는 압박, 채용과 해고에 대한 최종 결정, 법적 분쟁의 최전선. 이 모든 것이 대표에게 집중됩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분이라면, 대표보다 공동창업자 역할이 훨씬 맞을 수 있습니다.
Brad Feld(Foundry Group 공동창업자)는 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창업자의 지분이 크다는 것은 보상이 큰 것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잃을 것이 가장 크다는 뜻이다. 지분율은 리스크의 분배이지, 보상의 분배가 아니다."
(출처: Brad Feld & Jason Mendelson, 『Venture Deals』, Wiley, 2019)
Noam Wasserman 교수(전 Harvard Business School)의 연구는 이 점을 데이터로 뒷받침합니다. 10,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분석한 결과, 초기에 지분을 균등하게 나눈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내부 갈등으로 실패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균등 분배가 "공정해 보이지만", 역할과 책임의 차이를 무시하기 때문에 나중에 더 큰 갈등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출처: Noam Wasserman, 『The Founder's Dilemmas』,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2)
'몰래 나누는 것'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지분을 몰래 나눠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분명히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가 대표니까 70%를 갖지만, 사실 여기서 일부는 너희 몫이야'라는 약속. 이것은 이면계약입니다. 이면계약은 법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투자자에게 보여주는 지분 구조와 실제 약속이 다르다면, 이는 투자 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엑싯 후에 내 몫을 나눠주겠다"는 약속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는 증여 이슈가 발생합니다. 한국에서는 누군가에게 돈을 무상으로 줄 경우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줄 때도 10년간 5,000만 원 한도 안에서만 비과세이고, 이를 초과하면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Y Combinator의 Sam Altman은 이 문제를 더 직접적으로 경고합니다. "공동창업자 간 지분 문제를 불명확하게 남겨두는 것은, 스타트업을 죽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처음부터 투명하게 논의하고, 문서로 남겨야 한다."
(출처: Sam Altman, "Advice for Ambitious 19 Year Olds", Sam Altman Blog, 2013)
반드시 써야 할 문서: 주주간 계약서
공동창업자 사이에 반드시 작성해야 할 문서가 있습니다. 주주간 계약서(Shareholders' Agreement)입니다.
왜 필수인지를 구체적인 상황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이 20%의 지분을 갖고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고 합시다. 1년 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떠나게 됩니다. 주주간 계약서가 없다면, 20%의 지분을 그대로 갖고 나갑니다.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으면서 지분만 들고 있는 사람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 지분을 회수할 법적 방법이 없습니다.
주주간 계약서에는 일반적으로 이런 내용이 포함됩니다.
베스팅 조항 — 지분이 한 번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보통 4~5년)에 걸쳐 확정됩니다. 중도에 떠나면 미확정 지분은 회수됩니다.
의무 재직 기간 — 일정 기간(보통 3~5년) 내에 떠날 경우, 지분 전부 또는 일부를 대표에게 반환하는 조항입니다.
의사결정 구조 — 중요한 결정(투자 유치, 사업 방향 전환, 핵심 인력 채용 등)을 어떻게 내릴 것인지 명시합니다.
Matt Mochary(실리콘밸리의 유명 CEO 코치)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관계가 좋을 때 계약서를 쓰는 것이다. 관계가 나빠진 후에는 이미 늦다. 주주간 계약서는 이혼 전에 쓰는 혼전 서약서와 같다."
(출처: Matt Mochary, 『The Great CEO Within』, 2019)
공정함은 '같은 비율'이 아니라 '역할에 맞는 비율'입니다
지분 배분에서 진짜 중요한 원칙은 이것입니다. 공정함은 모두가 같은 비율을 갖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맞는 비율을 갖는 것입니다.
대표가 70%를 갖는다면, 그것은 대표가 70%만큼의 책임을 진다는 의미입니다. 공동창업자가 15%를 갖는다면, 그만큼의 역할과 기간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이 약속이 명확하고, 문서화되어 있고, 양쪽 모두 납득한 상태라면 — 그것이 공정한 배분입니다.
만약 지분 비율이 납득되지 않는다면, 몰래 다른 약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투명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내 역할에 비해 지분이 적다고 느낀다"는 대화를 나누는 것. "이 역할을 3년간 수행하면 추가 지분을 부여하는 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것. 이런 합법적이고 투명한 방법이 모두를 보호합니다.
지분 문제는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계약의 영역입니다. 감정으로 접근하면 관계가 무너지고, 계약으로 접근하면 관계가 보호됩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Brad Feld & Jason Mendelson, 『Venture Deals』, Wiley, 2019
- Noam Wasserman, 『The Founder's Dilemmas』,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2
- Sam Altman, "Advice for Ambitious 19 Year Olds", Sam Altman Blog, 2013
- Matt Mochary, 『The Great CEO Withi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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