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faq
어떤 신입, 어떤 경력자를 뽑아야 할까요?
이력서가 화려한 사람이 아니라, 같이 일해봤을 때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신입과 경력자를 판단하는 현실적인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Question. 첫 채용을 앞두고 있는데, 신입을 뽑아야 할지 경력자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신입은 가르쳐야 하니까 부담스럽고, 경력자는 비용이 걱정되고요. 스타트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제일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뭔지 알고 싶습니다.
Netflix가 '최고의 동료'를 정의한 방법
Netflix의 문화 선언문(Culture Deck)에는 유명한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훌륭한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출처: Patty McCord, 『Powerful: Building a Culture of Freedom and Responsibility』, Missionday, 2017)
Patty McCord(전 Netflix 인사 총괄)는 이 철학을 더 날카롭게 표현했습니다.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사람이 얼마나 뛰어난가'가 아니라, '이 사람이 지금 우리 팀에 필요한 사람인가'이다." 대기업에서는 훌륭한 이력서를 가진 사람을 뽑아서 적절한 자리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에는 '적절한 자리'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역할이 매일 바뀌고, 어제 기획을 하던 사람이 오늘 고객을 만나고, 내일 데이터를 정리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환경에서는 이력서의 화려함보다, 지금 우리 팀에 없는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인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신입과 경력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신입을 뽑을지 경력자를 뽑을지는 단순히 비용의 문제가 아닙니다. 각각이 가져다주는 가치가 다릅니다.
신입의 강점은 적응력과 성장 속도입니다. 이전 조직의 관성이 없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빠르고 불확실한 환경에 오히려 더 잘 적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원래 이렇게 하는 게 아닌데"라는 프레임이 없으니, 새로운 방식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다만 리스크가 있습니다. 신입은 업무의 기본기를 가르쳐야 합니다. 대기업에는 온보딩 프로그램과 선배 사원이 있지만,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대표나 공동창업자가 직접 가르쳐야 합니다. 이 시간과 에너지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경력자의 강점은 즉시 전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해당 분야의 실무 경험이 있으니, 처음부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팀에 전혀 없는 역량 — 예를 들어 개발, 디자인, 영업 — 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 분야의 경력자가 한 명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팀의 속도가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자에게도 리스크가 있습니다. 이전 조직에서의 일하는 방식이 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문화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10년을 일한 사람이 5명짜리 팀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프로세스가 없는 환경, 역할의 경계가 모호한 환경, 매주 방향이 바뀌는 환경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Shopify의 CEO Tobi Lütke는 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가 채용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갇혀 있는 사람이다. 스타트업에서는 매일 새로운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보다 새로운 상황에서 어떻게 학습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출처: Tobi Lütke, "How Shopify Builds Products", Shopify Engineering Blog, 2023)
이력서보다 중요한 것: 일하는 방식의 적합성
리얼비즌이 수많은 창업팀을 만나면서 반복적으로 목격한 패턴이 있습니다. 뜻이 비슷하고 의지도 맞는데, 일하는 방식이 맞지 않아서 깨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타일의 문제입니다. 문서를 먼저 쓰고 논의하는 사람과, 대화를 먼저 하고 문서화하는 사람. 빠르게 결정하고 수정하는 사람과, 충분히 분석하고 한 번에 결정하는 사람.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의 속도와 방식에 맞는가의 문제입니다.
이 적합성은 이력서로 알 수 없습니다. 면접에서도 완벽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같이 일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Basecamp의 공동창업자 Jason Fried는 자사의 채용 철학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력서와 면접은 무대 위의 퍼포먼스다.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는 무대 뒤에서만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채용 과정에서 반드시 실제 프로젝트를 함께 해본다." — Jason Fried, 『It Doesn't Have to Be Crazy at Work』, 2018
3개월 정도의 수습 기간을 두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나는 이 역할을 하고, 당신은 이 역할을 하면서 3개월간 같이 해보자." 3개월이면 이 사람의 일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습관, 문제 앞에서의 태도가 드러납니다. 맞으면 계속하고, 맞지 않으면 서로를 위해 정리하는 것입니다.
경력이 오래됐다고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더 해야 합니다. "경력 10년"이라는 타이틀에 기대를 걸고 채용했는데, 막상 같이 일해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Laszlo Bock(전 Google 인사 수석 부사장)은 Google의 채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경력 연수와 업무 성과 사이에는 거의 상관관계가 없었다. 3년 차와 10년 차의 성과 차이는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작았다. 오히려 학습 능력과 문제 해결 방식이 성과를 더 잘 예측했다."
(출처: Laszlo Bock, 『Work Rules!』, Twelve, 2015)
이것이 초기 스타트업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경력자를 뽑을 때 "몇 년 했는지"보다 "무엇을 해봤고,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우리의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신입을 뽑을 때는 경험의 부재를 걱정하기보다, "이 사람이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사람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초기에는 현실적으로 지인 중심일 수밖에 없습니다
채용 플랫폼에 공고를 올려서 수십 명의 지원자를 비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성장한 회사의 이야기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현실적으로 지인 중심으로 뽑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같이 놀기만 한 사람'과 '뭐든 같이 해본 사람'은 완전히 다릅니다. 친구라서 뽑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를 아는 상태에서 데려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사람이 얼마나 일머리가 있는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 문서 중심인지, 대화 중심인지. 문제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 분석부터 하는지, 일단 시도하는지. 이런 것들은 함께 무언가를 해본 경험에서만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지인 중에 적합한 사람이 없다면, 네트워크를 넓히는 것이 공고를 내는 것보다 먼저입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밋업, 해커톤 — 이런 접점에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만들고, 함께 일해보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초기 스타트업의 현실적인 채용 전략입니다.
한 줄 기준
결국, 신입이냐 경력자냐는 부차적인 질문입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사람이 지금 우리 팀에 없는 것을 채워줄 수 있는가? 그리고 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방식이 우리 팀과 맞는가?
이 두 가지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신입이든 경력자든 상관없습니다. 반대로, 이력서가 아무리 화려해도 이 두 가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데려오면 — 그 채용은 높은 확률로 양쪽 모두에게 고통이 됩니다.
가능하면 처음에 신중하게 필터링하되, 만에 하나 맞지 않았을 경우에도 잘 헤어질 수 있는 장치를 미리 세팅해두세요. 수습 기간, 명확한 계약서, 역할과 기대치의 문서화. 이런 장치들이 채용의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줍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Patty McCord, 『Powerful: Building a Culture of Freedom and Responsibility』, Missionday, 2017
- Tobi Lütke, "How Shopify Builds Products", Shopify Engineering Blog, 2023
- Jason Fried, 『It Doesn't Have to Be Crazy at Work』, Harper Business, 2018
- Laszlo Bock, 『Work Rules!』, Twelve, 2015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관련 글
전체 보기 →비즈니스는 꼭 '고객의 불편'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스타트업 강의에서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라"고 배웠지만, 모든 비즈니스가 불편에서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불편이 아니라,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 문제'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유사 서비스가 이미 있다면? 차별화로 승부하기
유사 서비스가 있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유사 서비스의 존재는 '시장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핵심은 같은 시장에서 다른 가치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면 창업에서 불리한 건가요?
서카포가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다 잘 되는 건 아닙니다. 학벌의 이점은 '시작'에 있고, 성공의 이점은 '실행'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