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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형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스타트업이 가장 원하는 인재의 조건은 학벌도, 스펙도 아닙니다.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과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의 차이를 정리합니다.
Question. 스타트업에 취업하고 싶은데, 스타트업이 원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요? 대기업과 다른 점이 있나요? 제가 어떤 역량을 키워야 스타트업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요?
면접장에서 두 지원자가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이전에 어떤 프로젝트를 했는지 말씀해주세요."
A 지원자: "학교 수업에서 앱 기획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팀원 4명과 함께 헬스케어 앱을 기획했고, 기획서와 와이어프레임을 만들어 교수님께 제출했습니다. A+를 받았습니다."
B 지원자: "학교 수업에서 헬스케어 앱을 기획했는데, 수업이 끝난 후에도 궁금해서 실제로 만들어봤습니다. Bubble로 MVP를 만들어서 학교 커뮤니티에 올렸더니, 일주일 만에 50명이 써봤어요. 피드백을 받아보니 제가 생각한 핵심 기능이 아니라 부가 기능에 더 반응하더라고요. 그래서 방향을 바꿔 두 번째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사용자는 120명까지 늘었지만, 결국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중단했습니다."
두 번째 지원자의 이야기에서는 실패가 있습니다. 수익 모델을 찾지 못했다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스타트업의 채용담당자가 훨씬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B입니다. 왜일까요?
역설: 스타트업은 '실패한 사람'을 더 원합니다
여기에 역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실패를 피하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과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실수 없이 과정을 마치는 것. 이것이 '잘하는 것'의 기준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잘하는 것'의 기준은 다릅니다. 스타트업은 실패가 당연한 환경입니다. 10개를 시도하면 9개가 안 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에서 빠르게 학습하는 것입니다.
B 지원자의 이야기가 강력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직접 만들어본 능동성, 실제 사용자에게 던져본 실행력, 피드백을 받아 방향을 바꾼 유연성, 안 되면 솔직하게 인정하는 태도. 이 모든 것이 스타트업이 찾는 역량입니다.
Carol Dweck(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은 이것을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고 부릅니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실패를 자신의 능력 부족의 증거로 받아들인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인다. 이 차이가 장기적으로 개인의 성장 궤적을 결정한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출처: Carol Dweck,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Random House, 2006)
스타트업은 변화와 불확실성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성장 마인드셋이 스타트업형 인재의 첫 번째 조건이 됩니다.
능동성: 주어진 일을 하느냐, 일을 찾아서 하느냐
스타트업형 인재의 가장 핵심적인 역량을 하나만 꼽으라면, '능동성'입니다.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과,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 이 차이가 스타트업에서는 결정적입니다.
대기업에서는 사수가 있습니다. 사수가 일을 주고, 그 일을 잘 해내면 평가를 받습니다. 역할이 명확하고,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고, 매뉴얼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는 대개 사수가 없습니다. 매뉴얼도 없고, 프로세스도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 시키기를 기다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빛나는 사람은 "이걸 해봐도 될까요?"가 아니라 "이걸 해봤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허락을 구하기보다 먼저 실행하고, 결과를 가져오는 사람.
Kim Scott(전 Google 임원, Apple University 강사)은 능동적인 팀원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가장 뛰어난 팀원은 상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들은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가져오고, 피드백을 요청한다. 이런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팀 전체의 수준이 올라간다. 스타트업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에는 일을 배분할 관리자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Kim Scott, 『Radical Candor: Be a Kick-Ass Boss Without Losing Your Humanity』, St. Martin's Press, 2017)
'주어진 것 + α'를 고민하는 습관
능동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주어진 문제만 푸는 형태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이 틀을 깨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은 습관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과제를 하나 할 때도, 주어진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 + α'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세요. 리포트를 쓸 때 요구된 분량 이상으로 추가 분석을 해본다든지, 팀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 범위를 넘어 전체 프로젝트의 방향을 제안해본다든지.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채용담당자가 듣고 싶은 것은 "어떤 일을 했어요"가 아닙니다. "어떤 일을,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주도성을 가지고, 완성도 있게 했습니다"라는 수준의 구체성 있는 이야기를 원합니다.
Kathryn Minshew(The Muse 공동창업자)는 현대의 커리어에서 능동성이 갖는 가치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과거에는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시키는 일을 잘하면 커리어가 보장되었다. 하지만 그 공식은 이미 깨졌다. 지금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주도성이다. 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사람,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는 사람. 이것이 모든 조직에서 — 특히 스타트업에서 — 가장 귀한 인재다."
(출처: Kathryn Minshew & Alex Cavoulacos, 『The New Rules of Work: The Modern Playbook for Navigating Your Career』, Crown Business, 2017)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배우는 사람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실행의 속도입니다.
앱을 만든다고 합시다. 완성도 있는 앱을 만들기 위해 몇 달을 쓰는 것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던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응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부분에 대한 반응인지를 확인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개선하는 것. 일주일 단위로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하게 만들고 내놓겠다는 생각은 스타트업에서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답을 찾으려고만 노력하기보다,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왜 안 쓰세요?"를 물으면서 학습하는 것. 이것이 스타트업에서의 일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어딜 가나 환영받는 사람
정리하겠습니다. 스타트업형 인재는 특별한 스펙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능동적이고, 실행력이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주어진 문제만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는 사람, 완벽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을 빠르게 만들어서 학습하는 사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사람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어딜 가나 환영받습니다. 능동적이고 실행력 있는 사람이 환영받지 않는 조직은 없습니다. 스타트업이 특별한 인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조직이 원하는 인재의 특성이 스타트업에서 더 두드러지게 빛나는 것뿐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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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Carol Dweck, 『Mindset』, Random House, 2006
- Kim Scott, 『Radical Candor』, St. Martin's Press, 2017
- Kathryn Minshew & Alex Cavoulacos, 『The New Rules of Work』, Crown Busines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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