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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팀 구성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기획·디자인·개발 조합이 정답이라는 말은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을 의미했습니다. AI 시대, 더 다양한 조합이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4년 8월 15일리얼비즌9분 읽기

Question. 공동창업자 3명으로 팀을 구성하려고 하는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조합이 있다고 들었어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제일 좋다고 하던데, 저희는 문과생 3명이에요. 투자자들이 진짜 원하는 팀 구성이 뭔가요?

에어비앤비의 첫 번째 팀은 디자이너 2명과 개발자 1명이었습니다

2008년, 에어비앤비가 Y Combinator에 지원했을 때, 이 팀의 구성은 특이했습니다.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산업 디자이너, 조 게비아(Joe Gebbia)도 디자이너, 네이선 블레차르직(Nathan Blecharczyk)만 개발자였습니다. 기획자 없이 디자이너 2명과 개발자 1명. 전형적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조합'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팀은 되었습니다. Y Combinator에 합격했고, 지금 시가총액 80조 원이 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왜? 이 3명의 조합이 그들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낯선 사람의 집에서 자는 경험을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데에는, 기획자보다 디자이너가 더 중요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의 이야기입니다. 2025년에는 이런 '비전형적 팀'의 가능성이 훨씬 더 넓어졌습니다. AI 도구가 팀의 역량 공백을 메워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가 보는 것은 '구성'이 아니라 '능력'입니다

기획+디자인+개발 조합을 투자자가 선호하는 이유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IT 스타트업 기반으로 말씀드리면, 공동창업자가 3명일 때 투자자들이 이 조합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3명이 모이면, 외부 도움 없이 앱이든 웹이든 하나를 만들어서 고객에게 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Vinod Khosla(Khosla Ventures 창업자, Sun Microsystems 공동창업자)는 팀 구성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팀의 이력서를 보지 않는다. 이 팀이 시장에서 실험을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본다. 그 능력은 학위나 경력이 아니라, 만들고-내놓고-배우는 사이클을 자체적으로 돌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출처: Vinod Khosla, "Gene Pool Engineering for Entrepreneurs", Khosla Ventures)

핵심 질문은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있는가?"가 아닙니다. **"이 팀이 만들고-내놓고-배우는 사이클을 돌릴 수 있는가?"**입니다. 기획+디자인+개발이 선호된 이유는, 이 조합이 그 사이클을 가장 빠르게 돌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었기' 때문입니다 — 과거형으로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AI가 바꾼 것: '만들 수 있는 팀'의 범위

2025년, 이 사이클을 돌릴 수 있는 팀의 범위가 근본적으로 넓어졌습니다.

Ethan Mollick 교수(와튼스쿨)는 AI가 팀 구성의 전제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AI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극적으로 넓혔다. 과거에는 세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했던 작업을 이제는 한두 명이 AI의 도움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것은 스타트업 팀 구성의 최소 단위를 재정의하고 있다."

(출처: Ethan Mollick, 『Co-Intelligence: Living and Working with AI』, Portfolio, 2024)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과거의 사이클: 기획자가 기획서를 만들면, 디자이너가 화면을 설계하고,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했습니다. 세 역할이 순차적으로 이어져야 프로덕트가 나왔습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병목이 생겼습니다. 기획자가 아무리 뛰어나도, 개발자 없이는 작동하는 프로덕트를 고객에게 보여줄 수 없었습니다.

2025년의 사이클: 기획자가 AI 코딩 도구(Cursor, Claude 등)로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듭니다. AI 디자인 도구로 기본적인 UI도 구현합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고객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디자이너가 AI 도구로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마케터가 AI로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각자가 AI의 도움으로 자신의 전문 영역을 넘어서는 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문과생 3명이라도,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고객 반응을 확인하고,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면 — 투자자가 보기에 이 팀은 '만들고-내놓고-배우는' 사이클을 돌릴 수 있는 팀입니다. 반대로, 개발자 3명 팀이라고 투자자들이 무조건 선호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우려합니다. 엄청나게 빠르게 앱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쓰지 않는 앱을 만드는 경우. 기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고객의 문제를 풀지 못하는 제품. 이것을 표현하는 말이 있습니다 — '예쁜 쓰레기'.

투자자가 진짜 경계하는 것

투자자가 팀 구성에서 진짜 경계하는 것은 역할의 편향이 아니라, 핵심 역량의 공백입니다.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팀 안에 아예 없는 경우. 고객을 만나고 시장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 기술은 있지만 비즈니스 감각이 전혀 없는 경우. 이런 공백이 있으면, 아무리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팀으로서 사이클을 돌릴 수 없습니다.

2025년에 추가된 관점이 있습니다. AI를 도구로 활용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 팀인가. 개발자 3명이 모였는데 AI 도구를 활용하지 않는 팀과, 비개발자 3명이지만 AI를 적극 활용하는 팀. 투자자의 관점에서, 후자가 더 빠르게 실험을 반복할 수 있는 팀일 수 있습니다.

Mark Suster(Upfront Ventures 매니징 파트너)는 팀을 평가하는 방식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는 한 번의 만남으로 팀을 판단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이 팀이 실행력을 보여주는지,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지, 고객의 피드백에 반응하는지를 관찰한다. 점이 아니라 선으로 투자한다."

(출처: Mark Suster, "Invest in Lines, Not Dots", Both Sides of the Table, 2010)

'실행력을 보여주는'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개발자가 있어야 실행력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AI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고객 반응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으로 충분히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보는 '선'은 팀의 구성이 아니라, 팀의 학습 속도입니다.

팀은 변합니다 — 그래서 시작이 더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현실을 더 이야기해야 합니다. 공동창업자가 영원히 함께 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역할은 자연스럽게 분화됩니다. AI로 프로토타입을 만들던 단계를 지나면, 전문 개발자가 필요해집니다. 고객이 100명에서 10,000명으로 늘어나면, 보안과 확장성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합류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3명이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고객을 만나다가, 각자의 역량에 따라 역할이 나뉘게 됩니다. 처음 3명이 5명, 10명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역량도 함께 성장한다는 전제하에서만 이 조합이 의미를 가집니다.

딱 잘라서 '이 조합이 제일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각 팀마다 **"우리가 가장 빠르게 만들고-내놓고-배울 수 있는 조합은 무엇일까"**라는 관점에서 고민하시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입니다.

AI가 만드는 것의 진입장벽을 낮춰준 시대입니다. 문과생 3명이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직군이 아니라, 이 팀이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빠르게 실험하고, 학습할 수 있느냐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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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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