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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MBA에 가야 할까요?

MBA 졸업자의 창업 비율은 전체의 3%에 불과합니다. 창업에 필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행입니다. MBA에 쓸 시간과 돈으로 직접 시작하세요.

2025년 5월 29일리얼비즌8분 읽기

Question.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MBA를 가라고 합니다. 경영 지식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창업을 위해 MBA에 가는 게 의미 있을까요?

MBA 졸업생 중 창업하는 비율은 3%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 세계 최고의 MBA 프로그램들입니다. 이 학교들의 졸업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커리어는 무엇일까요? 컨설팅과 금융입니다. MBA 졸업 후 창업으로 직행하는 비율은 전체 졸업생의 약 3%에 불과합니다.

물론 MBA 졸업 후 몇 년 뒤에 창업하는 경우는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 3%라는 숫자가 말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MBA는 '창업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MBA는 기업 경영의 프레임워크를 가르치는 곳입니다. 재무, 마케팅, 전략, 조직 관리. 이것들은 이미 존재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데 유용한 지식입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는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있는지 확인하고, 제품을 만들어보고, 시장에서 반응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MBA에서 배우는 것과 상당히 다릅니다.

MBA 없이 경영을 배울 수 있는 시대

Josh Kaufman(비즈니스 교육 연구가, 전 P&G)은 MBA의 실효성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합니다. "MBA의 가장 큰 문제는 기회비용이다. 2년의 시간과 수천만~수억 원의 비용을 들여 배우는 것의 대부분은, 좋은 책 20권과 실전 경험 6개월로 대체할 수 있다. MBA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는 지식이 아니라 '신호(signal)'와 '네트워크'다. 하지만 창업자에게는 학위의 신호보다 시장에서의 실적이, 동문 네트워크보다 고객과 투자자 네트워크가 더 중요하다."

(출처: Josh Kaufman, 『The Personal MBA: Master the Art of Business』, Portfolio, 2010)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관점입니다. MBA에서 배우는 것이 전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창업을 '목적'으로 MBA에 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창업에 대학원은 쓸데없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의 각 분야가 스타트업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심도 있게 다루는 수업 자체가 대학원에 없습니다. 창업 대학원이라는 곳도 있지만, 창업을 내가 돈 내고 배워서 할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솔직히 별로 없습니다.

MBA가 주는 것 vs 창업이 필요로 하는 것

Saras Sarasvathy(버지니아대학 다든 경영대학원 교수)는 성공한 창업자들의 의사결정 방식을 연구하여, 이것이 MBA에서 가르치는 의사결정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경영 교육은 '인과적 사고(causal reasoning)'를 가르친다. 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성공한 창업자들은 '효과적 사고(effectual reasoning)'를 사용한다. 현재 가진 수단(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아는가, 누구를 아는가)에서 출발하여,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간다. MBA는 첫 번째 방식을 훈련하지만, 창업에는 두 번째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출처: Saras Sarasvathy, "Causation and Effectuation: Toward a Theoretical Shift from Economic Inevitability to Entrepreneurial Contingency",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001)

MBA가 주는 것과 창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MBA가 주는 것. 경영 프레임워크. 사례 분석 능력. 동문 네트워크. 이력서의 신호 효과(signaling). 이것들은 분명히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분들이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을 때, MBA는 유효한 선택지입니다.

창업이 필요로 하는 것. 고객 이해. 빠른 실행과 피드백. 불확실성 속에서의 판단.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 많이 실험하는 능력. 이것들은 교실에서 배울 수 없고, 시장에서 직접 부딪혀야 체득됩니다.

대학원을 간다는 것은 해당 분야 학문에 전문성을 가져가는 것인데, 창업은 그런 이론적 전문성보다는 시장에서의 실행, 고객 획득, 그리고 성장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이론적인 부분을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 시간과 돈으로 할 수 있는 것

Vivek Wadhwa(카네기멜론대학 연구교수, 기술 창업 연구가)는 창업 교육의 실효성에 대해 분석합니다. "성공한 기술 창업자들을 조사한 결과, MBA가 창업 성공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산업 경험, 특정 도메인의 전문 지식, 그리고 이전 창업 경험이 성공의 더 강력한 예측 변수였다. 창업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학습은 형식적 교육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실험과 실패를 통한 체득이다."

(출처: Vivek Wadhwa, "Does a College Degree Matter for Entrepreneurship?", The Wall Street Journal, 2011)

MBA에 투입되는 자원을 생각해보겠습니다. 한국 기준으로도 2년간 수천만 원의 학비와 기회비용이 듭니다. 해외 MBA라면 수억 원입니다.

그 2년과 그 비용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직접 창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고객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MVP를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실패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 2년의 실전 경험이, 2년의 사례 분석보다 창업에 훨씬 더 유용합니다.

물론 MBA가 의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창업 생태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을 때. 특정 산업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비즈니스를 준비할 때. 창업이 아닌 다른 커리어 전환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을 때. 이런 경우에는 MBA가 맞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하게 "창업을 잘하기 위해서"라면, MBA보다 직접 실행하는 것이 더 빠르고 더 효과적입니다.

지금 실행하세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MBA는 기업 경영을 배우는 곳이지, 창업을 배우는 곳이 아닙니다. 창업에 필요한 역량 — 고객 이해, 빠른 실행, 불확실성 속 판단 — 은 교실이 아니라 시장에서 배웁니다.

경영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지금은 책과 콘텐츠로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면,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MBA보다 직접적입니다.

창업 생각이 있다면, 대학원에 가지 마세요. 지금 실행하려는 아이디어를 직접 시작하면서 배우세요. 시장이 가르쳐주는 것은, 어떤 교실보다 정확하고 빠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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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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