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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시 주의해야 할 섹터와 주목해야 할 분야?
금융과 의료는 가능성이 크지만 규제 장벽이 높습니다. 반대로 AI와 블록체인은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문제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Question.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분야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피해야 하는 섹터가 있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인가요? 반대로 지금 주목해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요?
2023년, 한 학생 창업팀이 핀테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디어는 좋았습니다. 대학생들의 소액 투자를 돕는 앱. 시장 조사도 했고, 고객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수요는 확실히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습니다. 금융업 라이선스. 전자금융업 등록. 자본금 요건. 컴플라이언스. 한 달 동안 법률 자문만 받다가, 이 팀은 아이디어를 접었습니다.
이 팀이 무능했던 것이 아닙니다. 섹터를 잘못 선택한 것입니다. 모든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동등한 난이도를 가진 것이 아닙니다. 섹터에 따라 규제라는 거대한 벽이 있고, 그 벽의 높이는 섹터마다 완전히 다릅니다.
지양해야 하는 섹터 — 규제가 '바운더리'인 산업
사실 '규제'는 문제라기보다는 바운더리(boundary)입니다. 비즈니스를 할 때 반드시 직면하는 현실이고,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가 어떤 법률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가야 합니다.
Arun Sundararajan(뉴욕대학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규제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관계를 분석합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종종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와 충돌한다. 이때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문제는 기술적 난이도가 아니라, 규제 환경을 탐색하는 비용이다. 법률 자문, 라이선스 취득, 컴플라이언스 구축에 필요한 자원이 제품 개발 자체보다 더 클 수 있다. 자원이 제한된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규제가 진입 장벽 그 자체가 된다."
(출처: Arun Sundararajan, 『The Sharing Economy: The End of Employment and the Rise of Crowd-Based Capitalism』, MIT Press, 2016)
초기 단계에서 가장 진입하기 어려운 섹터는 금융과 의료입니다.
금융. 금융은 모든 것이 규제입니다. 전자금융업, 투자자문업, 대부업, 보험업 — 하나하나가 별도의 라이선스와 자본금 요건을 요구합니다. 학생 창업이라면, 가능하면 핀테크는 지양하라고 말씀드립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금융인데 실제로는 금융이 아닌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금융 규제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고, 초기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큽니다.
의료. 의료는 의사 라이선스가 있어도 힘든 케이스가 다분합니다. 의료기기 인증, 임상시험, 개인정보보호법의 의료 데이터 특별 규정 등,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까지의 규제 허들이 매우 높습니다.
이 두 섹터가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초기 스타트업이 가진 자원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규제 산업은 자금, 전문인력, 시간이 충분한 팀에게 유리한 게임입니다.
주목해야 하는 분야 — 기술이 새로운 해결을 만드는 영역
반대로, 지금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분야가 있습니다.
Kevin Kelly(Wired 공동창업자, 기술 미래학자)는 기술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메커니즘을 분석합니다. "기술의 초기 단계에서는 기술 자체가 주목받는다. 하지만 진짜 비즈니스 기회는 그 기술이 '불가피한 것(inevitable)'이 되는 시점에 열린다. 이때 성공하는 기업은 기술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기업이다. AI, 블록체인 같은 기술이 성숙해질수록, 기회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의 '응용'에 있다."
(출처: Kevin Kelly, 『The Inevitable: Understanding the 12 Technological Forces That Will Shape Our Future』, Viking, 2016)
Generative AI. 2025년 현재, AI는 설치기를 넘어 전개기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AI 기술 자체를 만드는 것은 대기업과 연구소의 영역이지만, AI를 활용하여 기존의 문제를 새롭게 해결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영역입니다. 콘텐츠 생성, 고객 서비스, 데이터 분석, 교육, 법률, 부동산 — 거의 모든 산업에서 AI를 활용한 새로운 솔루션의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블록체인. 규제 논의가 진행 중이고, STO(Security Token Offering) 형태로 규제 프레임워크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의 형태를 블록체인으로 단순히 옮기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이어야만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만드는 관점이 중요합니다.
핵심 원칙: 기술이 아니라 문제에서 출발하세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기술은 솔루션이라는 것입니다.
Simon Sinek(리더십 연구가, 조직 컨설턴트)은 성공하는 기업의 공통점을 분석하면서, 기술 기반 창업에도 적용되는 핵심 원칙을 제시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what(무엇을)'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감을 주는 기업은 'why(왜)'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기술은 'how(어떻게)'에 해당할 뿐이다. why가 명확하지 않은 기술 창업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졌더라도 고객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출처: Simon Sinek, 『Start With Why: How Great Leaders Inspire Everyone to Take Action』, Portfolio, 2009)
기술만 보다가 역으로 문제를 찾으려고 하다 보면, 되게 헤맬 수 있습니다. AI가 대단해 보여서 "AI로 뭘 해볼까?"로 시작하면, 답이 없습니다. 블록체인이 혁신적이라서 "블록체인으로 뭘 만들까?"로 시작해도, 답이 없습니다.
대신 이렇게 접근하세요. 문제를 먼저 발견하세요. 그 문제를 기술로 해결했을 때, 기존과는 압도적으로 다른 형태의 해결이 가능하다면 — 그것이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이 됩니다.
정리
피해야 할 섹터는 없습니다 — 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는 섹터는 있습니다. 금융과 의료는 가능성이 크지만,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규제 비용이 너무 높습니다. 이 분야에 열정이 있다면, 먼저 다른 영역에서 역량과 자원을 축적한 후 도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주목할 분야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해결입니다. AI와 블록체인은 도구입니다. 그 도구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 해결이 기존보다 압도적으로 나은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기회가 됩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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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Arun Sundararajan, 『The Sharing Economy: The End of Employment and the Rise of Crowd-Based Capitalism』, MIT Press, 2016
- Kevin Kelly, 『The Inevitable: Understanding the 12 Technological Forces That Will Shape Our Future』, Viking, 2016
- Simon Sinek, 『Start With Why: How Great Leaders Inspire Everyone to Take Action』, Portfolio,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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